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을 보는 모습

스마트폰 GPS 정확도, 왜 실내에서만 유독 틀릴까

지도 앱을 켰는데 내 위치가 엉뚱한 건물에 찍혀 있던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GPS 정확도는 실외 개활지에서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실내나 고층 건물 밀집 지역에서는 눈에 띄게 떨어진다. 원리를 알면 설정 몇 가지로 체감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을 보는 모습

사진: henry perks (Unsplash)

GPS와 GNSS, 헷갈리는 용어부터 정리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이 운용하는 위성항법시스템의 이름이다. 반면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는 GPS를 포함해 러시아의 글로나스, 유럽의 갈릴레오, 중국의 베이더우 등 여러 나라의 위성항법시스템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요즘 스마트폰은 대부분 GPS 하나만 쓰지 않고 여러 GNSS 신호를 동시에 잡아 위치를 계산한다. 잡을 수 있는 위성 수가 많아질수록 삼각측량 정확도가 올라가는 구조다.

A-GPS는 위치 계산이 아니라 ‘빨리 찾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설정에 자주 등장하는 A-GPS(보조 GPS)는 위성 신호 자체를 더 정확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위성과 처음 신호를 주고받아 위치를 고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콜드 스타트)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동통신망이나 와이파이를 통해 미리 위성 위치 정보(궤도력 데이터)를 내려받아두면, GPS 칩이 하늘에서 위성을 처음부터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즉 A-GPS는 “더 정확하게”가 아니라 “더 빠르게” 잡아주는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게 맞다.

스마트폰 GPS 정확도, 실내에서 유독 떨어지는 이유

GPS는 위성에서 오는 신호를 직접 수신해야 작동하는 구조라, 콘크리트 벽과 지붕을 통과하면서 신호가 크게 감쇠된다. 신호 세기가 약해질수록 위치 계산의 오차도 함께 커진다.

건물 밀집 지역에서는 신호가 벽이나 유리에 반사돼 여러 경로로 겹쳐 들어오는 다중경로(multipath) 현상도 문제다. 위성에서 직선으로 온 신호와 건물에 부딪혀 반사된 신호가 뒤섞이면, 스마트폰은 실제보다 늦게 도착한 반사파를 직선 신호로 착각해 위치를 실제와 다른 곳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의 GPS 공식 사이트는 GPS를 쓰는 스마트폰이 하늘이 트인 곳에서는 대체로 반경 4.9m(16피트) 안에서 정확하다고 설명한다. 같은 페이지에서 건물·다리·나무 근처에서는 정확도가 나빠진다고도 밝히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오차가 그보다 훨씬 커진다.

실내 측위는 GPS가 아니라 다른 기술이 맡는다

공항이나 대형 쇼핑몰 지도 앱에서 실내 위치가 꽤 정확하게 표시되는 걸 본 적이 있을 텐데, 이건 GPS가 아니라 와이파이 신호 세기 기반 측위나 블루투스 비콘, UWB(초광대역) 통신 같은 별도 기술이 작동한 결과다. 건물 안에 미리 설치된 와이파이 공유기나 비콘의 위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갖고 있다가, 스마트폰이 잡는 신호 세기를 역산해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방식이 해당 건물에 측위 인프라가 실제로 구축돼 있어야 작동한다는 점이다. 일반 가정집이나 작은 건물에는 이런 인프라가 없으니, 결국 실내에서는 스마트폰이 마지막으로 잡은 GPS 위치와 와이파이 신호 정보를 조합해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실내 지도 앱에서 위치가 자꾸 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설정 몇 가지로 체감 정확도 끌어올리기

1. 와이파이 스캔은 켜두는 게 유리하다.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지 않아도, 주변 와이파이 신호의 위치 정보를 함께 활용하면 위성 신호가 약한 실내에서도 위치 계산 정확도가 올라간다. 구글 안드로이드 도움말도 위치 정확도 기능이 GPS·와이파이·모바일 네트워크 신호를 가속도계·기압계·자이로 같은 센서와 함께 써서, GPS가 약한 실내나 큰 건물 근처에서 위치를 추정한다고 설명한다. 배터리 절약을 이유로 이 기능을 꺼두면 특히 실내 정확도가 떨어진다.

2. 위치 모드를 ‘높은 정확도’로 맞춘다. 안드로이드(12 이상 기준)는 설정 > 위치에서 GPS·와이파이·모바일 네트워크·센서를 함께 쓰도록 정확도 옵션을 켤 수 있는데, 이걸 꺼두면 GPS 신호만으로 위치를 찾아 속도와 정확도가 함께 떨어진다. 아이폰(iOS 14 이상 기준)은 설정 >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 위치 서비스에서 앱별로 ‘정확한 위치’ 권한이 꺼져 있으면 오차가 커지니, 지도·내비게이션 앱은 켜두는 게 좋다. 정확한 메뉴 이름과 위치는 제조사·기종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3. 절전 모드는 잠시 끄고 확인한다. 일부 절전 모드는 위치 정보 갱신 주기를 늦추거나 정확도를 낮춘 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낯선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절전 모드부터 확인해보자.

도심 고층 빌딩 사이 거리

사진: Zarif Ali (Unsplash)

최신 스마트폰은 이 문제를 어떻게 줄이나

최근 출시되는 상위 기종은 듀얼 주파수(L1+L5) GNSS 칩을 탑재해 도심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다. 기존 L1 신호 하나만 쓰던 방식과 달리, 파장이 다른 L5 신호를 함께 활용하면 건물 반사로 생기는 다중경로 오차를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어서다. 실제 도심 환경 테스트에서 듀얼 주파수 지원 기종은 단일 주파수 기종보다 수평 오차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 기능은 기종별로 지원 여부가 갈리므로, 도심에서 위치 오차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면 자신의 기기가 듀얼 주파수 GNSS를 지원하는지 제조사 공식 스펙에서 확인해보는 게 정확하다.

자주 묻는 질문

비행기 모드에서도 GPS가 작동하나요?

가능하다. GPS는 이동통신망이 아니라 위성 신호를 직접 수신하는 방식이라 비행기 모드에서도 위성 신호 자체는 잡을 수 있다. 다만 A-GPS가 활용하는 네트워크 기반 보조 데이터를 못 받아서 위치를 처음 잡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지하철이나 터널 안에서는 왜 위치가 아예 안 잡히나요?

지하 공간은 위성 신호가 거의 도달하지 못하는 환경이라 GPS 자체가 무력화된다. 이럴 때 스마트폰은 마지막으로 잡힌 위치를 기준으로 이동 방향과 거리를 센서(가속도계·자이로스코프)로 추정해 화면에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 위치와 오차가 벌어질 수 있다.

케이스나 필름이 GPS 수신에 영향을 주나요?

일반 플라스틱·실리콘 케이스는 영향이 거의 없다. 다만 금속 소재가 많이 들어간 케이스나 방수 파우치 일부는 안테나 신호를 미세하게 감쇠시킬 수 있어, 위치 오차가 유독 심하다면 케이스를 벗기고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마무리

지도 앱 위치가 어긋날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건 기기 성능이 아니라 신호가 통과해야 하는 환경 자체다. 와이파이 스캔을 꺼둔 채 쓰고 있었다면, 그것부터 켜는 게 새 스마트폰을 사는 것보다 훨씬 빠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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