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간 암호화, 카카오톡·텔레그램·시그널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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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앱마다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내세우지만, 실제로 어떤 대화에 적용되는지는 앱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앱 안에서도 채팅 종류에 따라 다르다. 카카오톡·텔레그램·시그널의 암호화 방식 차이와, 정말 민감한 대화를 할 때 어떤 기능을 써야 하는지 정리했다.

사진: Adem AY (Unsplash)
종단간 암호화가 정확히 뭘 의미하나
종단간 암호화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기기에서만 암호를 풀 수 있는 열쇠를 갖고, 그 사이를 거쳐가는 서버(앱 운영사)는 대화 내용을 볼 수 없게 만드는 방식이다. 반대로 흔히 “전송 구간 암호화(Transport Layer Encryption)”는 기기와 서버 사이 구간만 암호화하고, 서버에 도착한 순간에는 다시 원문으로 돌아온다 —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서버 운영사가 대화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두 방식 다 “암호화됐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보안 수준은 다르다.
카카오톡 — 기본 채팅과 비밀채팅은 다르다
카카오톡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기본 채팅은 전송 구간 암호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서 서버로 전송되는 구간만 암호화되고, 서버에서 상대방에게 전달될 때는 원문으로 복원된다.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되는 것은 별도로 켜야 하는 비밀채팅 기능뿐이다.
비밀채팅은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화 키가 이용자 단말기에만 저장돼, 카카오 서버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카카오의 비밀채팅 안내 페이지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한다. 대신 제약도 있다 — 메시지 미리보기·복사·공유가 안 되고, 채팅방을 새 기기에서 이어볼 수 없다(기기에 종속되는 방식이라 클라우드처럼 동기화되지 않는다). 비밀채팅은 채팅방 개설 시 별도로 선택해서 시작해야 하며, 기존 일반 채팅방을 비밀채팅으로 전환할 수는 없다(안드로이드·iOS 앱 공통, 최신 버전 기준).
텔레그램 — 클라우드 채팅과 시크릿 채팅
텔레그램도 카카오톡과 비슷한 이중 구조다. 기본으로 쓰는 클라우드 채팅은 클라이언트-서버 구간 암호화로 텔레그램 서버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이 덕분에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PC에서 로그인해도 지난 대화를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있지만, 서버에 대화가 저장된다는 점에서 종단간 암호화는 아니다.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되는 건 시크릿 채팅이다. 이 대화는 특정 기기에 종속돼 텔레그램 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으며, 다른 기기에서는 불러올 수 없다. 텔레그램은 그룹 채팅 인원(최대 약 20만 명)이나 파일 전송 용량(최대 2GB, 프리미엄 구독 시 4GB) 면에서 카카오톡·시그널보다 여유로운 편이지만, 이 특징은 클라우드 채팅에 해당하는 것이지 시크릿 채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사진: Franck (Unsplash)
시그널 — 모든 대화가 기본적으로 암호화
시그널은 앞의 두 앱과 접근 자체가 다르다. 별도로 “비밀 모드”를 켜야 하는 게 아니라, 1:1 대화든 그룹 채팅이든 모든 대화에 기본적으로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된다. 자체 개발한 Signal Protocol을 쓰며, 이 프로토콜과 앱 코드 자체가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어 외부 보안 전문가들이 실제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실사용 편의성 면에서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대화가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기기 자체에만 남기 때문에, 모바일에서 쓴 대화 기록을 PC 앱으로 자동 동기화해서 이어보기 어렵다. 그룹 인원(최대 1,000명)과 파일 전송 용량(최대 100MB)도 텔레그램 클라우드 채팅보다 작게 제한된다.
세 앱 비교
| 구분 | 카카오톡 | 텔레그램 | 시그널 |
|---|---|---|---|
| 기본 대화 암호화 | 전송 구간 암호화 | 전송 구간 암호화(클라우드) | 종단간 암호화(전체) |
| 종단간 암호화 대화 | 비밀채팅(선택) | 시크릿 채팅(선택) | 모든 대화(기본) |
| 새 기기 대화 이어보기 | 일반 채팅만 가능 | 클라우드 채팅만 가능 | 사실상 불가(기기 종속) |
| 코드 공개 여부 | 비공개 | 부분 공개 | 전체 오픈소스 |
상황별로 어떻게 쓰는 게 맞을까
평소 연락이나 단체방처럼 새 기기에서 이어보는 편의가 더 중요하다면 카카오톡·텔레그램의 기본(클라우드) 채팅으로 충분하다. 반면 계약서·개인정보·금융 정보처럼 내용 자체가 외부에 노출되면 곤란한 대화라면, 카카오톡은 비밀채팅을, 텔레그램은 시크릿 채팅을 의도적으로 켜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아예 처음부터 민감한 대화 전용으로 앱을 따로 쓰고 싶다면 시그널처럼 모든 대화가 기본적으로 암호화되는 앱이 실수로 일반 채팅으로 민감한 내용을 보낼 위험을 줄여준다. 메시지 자체의 전송 방식이 궁금하다면 RCS 메시지, 아이폰-안드로이드 문자에서 뭐가 달라지나 글도 참고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비밀채팅·시크릿 채팅을 안 쓰면 카카오톡·텔레그램 운영사가 실제로 대화를 들여다보나요?
전송 구간 암호화 구조상 이론적으로는 서버 운영사가 접근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실제로 내부 직원이 개별 대화를 열람하는지는 각 회사의 내부 정책·법적 요건에 따라 다르며 공개된 정보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구조상 “접근이 원천 차단”되는 종단간 암호화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시그널을 쓰면 상대방이 시그널을 안 깔아도 암호화 대화가 되나요?
안 된다. 종단간 암호화는 양쪽 기기 모두 같은 방식을 지원해야 성립하므로, 상대방도 시그널 앱을 설치해야 암호화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상대가 없으면 애초에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카카오톡 비밀채팅방은 삭제하면 상대방 화면에서도 같이 사라지나요?
비밀채팅은 암호화 정보가 만료되면 채팅방 자체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양쪽 기기에서 삭제가 동시에 반영되는지 등 세부 동작은 앱 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동작은 카카오 고객센터 공지를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마무리
세 앱 다 “암호화”라는 단어를 쓰지만 기본값이 다르다는 게 핵심이다. 카카오톡·텔레그램은 평소 편의를 위한 클라우드 저장 구조가 기본이고, 암호화 강도를 높이려면 사용자가 직접 비밀채팅·시크릿 채팅을 선택해야 한다. 반면 시그널은 그 반대로 설계돼 있다. 어떤 앱이 더 낫다기보다, 지금 나누려는 대화의 민감도에 따라 기능을 골라 쓰는 게 실질적인 해법이다.